[전문가 칼럼] 독도박사 정연철 칼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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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독도박사 정연철 칼럼-4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21.01.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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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에 대하여

정부에서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를 확실하게 꺾기 위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하여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월 1일부터 2주간 설 연휴 특별방역대책에 들어갈 것을 예고하고 있다. 현행 거리두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라 하겠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여기서 사적모임 금지 조치의 기준이 되고 있는 ‘5인 이상’이라는 점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중국의 주(周, 기원전 1,100년대∼기원전 256년))나라에서는 행정구역을 정할 때 가장 기초적인 단위로 다섯 집을 ‘린(隣)’으로 하여 편성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린(隣)을 5개 묶어서 리(里)라 하였다. 리(里)라는 한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밭(田)과 토지(土)의 합자 임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리(里)’는 밭과 흙이 있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으로 이런 곳에 사람들이 살게 되므로 리(里)는 곧 ‘마을’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리(里)가 20개 모이면 ‘당(黨)’이라고 하여 관리하였다고 한다. 당(黨)자를 파자해 보면 상(尙 : 오히려 ‘상’, 높은 창문에서 연기가 나는 모양을 의미)과 흑(黑 : 검을 흑, 창문에 붙은 그을음을 의미)의 합자로 집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당(黨)은 ‘선명하지 않다’는 뜻이었지만, 주(周)나라 때 500가구를 ‘一黨’으로 묶는 호적제도가 도입된 이후부터는 ‘무리’나 ‘일가’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이렇게 5가구를 묶는 제도는 중국 뿐만 아니라 조선, 일본, 그리고 북한에서도 활용되었다.

조선시대에는 다섯 집을 1통으로 묶는 호적의 보조조직으로 오가작통법(五家作統法)을 운용하였다. 이는 조선 성종 16년(1485년) 한명회(韓明澮)의 발의로 채택되어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올랐다. 이에 의하면 다섯 집을 한 통(統)으로 조직하여 범죄자 색출, 세금 징수, 부역의 동원 등에 활용하였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호적의 보조수단이 되어 역(役)을 피하여 도망하는 유민(流民)과 도적의 은닉을 방지하는데 이용되었고, 조선 24대 헌종(1834∼1849년 재위) 시기에는 통(統)의 연대 책임을 강화하여 기독교도를 적발하는데 이용하기도 하였다.

일본의 경우 기독교 박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방법중 ‘5인조 제도’를 통해 활용되었다. 17세기 중반인 1659년 6월 에도 막부는 기독교를 완전히 박멸하기 위하여 이 제도를 이용하였다. 즉, 농민들 5가구를 한 조로 조직하여 세금, 범죄 등을 감시함은 물론 기독교도를 감시하는 제도로 5가구가 서로 감시하여 밀고와 연대책임을 지게 하였다. 이렇게 운용한 ‘5인조 제도’는 일본인의 심성에 깊은 상처를 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같은 감시제도로 인하여 일본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는데다가 희로애락의 감정 표현이 없도록 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에서도 5가구마다 1명의 5호 담당선전원을 배치하여 가정생활 전체를 간섭·통제·감시하는 ‘오호담당제(五戶擔當制)’ 제도를 운영하였다. 이는 1958년 김일성(金日成)이 평북 창성군 약수리를 방문하여 “유급간부 한 사람이 5호씩 모든 생활을 지도하고 감독하도록 책임지라”고 지시한데 따라 1959년 북한 전역에서 실시되었다. 초기에는 강력하게 추진되지 않았으나, 1960년대 이후 노농적위대 조직이 확대되고 전국 요새화정책이 추진되면서 가정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사람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통제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위와 같이 다섯 가구나 사람을 묶어서 관리, 감시, 통제하는 방식은 중국 주나라 시기에 시작되어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러나 정작으로 중요한 사실은 다섯 가구나 사람에 대한 제도가 관리나 감시가 아니라 린(隣)-리(里)-당(黨)으로 이어지는 사람사는 세상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가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 속에 감수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마지막으로 코로나 사태를 완전히 벗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코로나19 관련 마지막 조치이길 기대한다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코로나19 관련 마지막 조치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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