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20세기 복합재료와 복합미디어(mixed-media)의 활용은 현대 미술 분야에 매우 큰 도약과 표현 영역의 확대를 가져왔다. 현대미술에서 주목되는 근본적인 변화는 작품자체의 존재방식이 ‘열린 개념’의 존재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더니즘적 사고인 시간의 연속성이라는 개념 대신 불연속적인 개념에서 파편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현대의 많은 작가들은 더 이상 과거의 미술에 머무르지 않고 미술과 인접한 비 미술의 영역에 관심을 갖고 다른 기법을 탐구하면서 각 영역간의 교류를 촉진시키고 있다. 현대미술에서 장르의 결합과 더불어 다양한 매체의 수용은 미술의 개념을 확장시키는데 또 하나의 역할을 담당한다. 표현의 방법에 있어서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표현방식의 무한한 자유화로 그것을 허용하는 시대적 분위기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성 중 하나인 ‘양식의 다원성’을 추구한 결과다.

‘예술가는 있어도 장인은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국내 미술계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미학세계를 경주하고 있는 작가가 있다. 다변적인 현대 미술계에서 미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는 김양훈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 다양한 구조적 조형요소들을 예술적 사유로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김 작가는 구상과 추상, 그리고 오브제(콜라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을 향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김양훈 작가는 지난해부터 물감이 아닌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작품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2대의 3D 프린터로 평면작업에서 3D 작업으로 넘어온 상태이며, 3D 프린터라는 현대적인 도구를 이용하여 민화를 재창출해 나가고 있다.

민화는 우리 민족이 오랜 역사를 살아오는 동안 형성된 미의식과 가식 없는 바람과 생활 속에서 느껴온 미적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미술사뿐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다. 대학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전공한 김양훈 작가는 판화의 색채 표현에 한계를 느껴 서양화로 돌아왔고 이후 고목에 심취해 나무만 그렸다. “꽃이나 잎 하나 없이 마른 고목에 매력을 느껴 많은 드로잉을 했다. 나무를 그리다 사군자에서 매화를 발견하고 나무에 매화꽃을 달면서부터 사군자 십장생 등으로 소재를 확장했고 민화를 접한 뒤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전했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징을 탁월한 묘사력으로 화폭에 담아내는 김양훈 작가의 예술적 감성과 표현방법론상의 예리한 직관력은 다른 화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또한 우아하면서도 화려함을 드러내며, 온화한 붓 터치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의 작품을 보면 은은하고 다채로운 색감 속에서도 명암의 대비가 교묘히 교직되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감각적인 붓터치와 색의 조화가 적당히 병치를 이루어 질감과 입체적인 효과를 살리고 있으며 이러한 색채대비의 시각적 표현을 통해 김 작가는 본인의 화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주된 작품소재는 황금잉어다. 다산 부와 재물을 상징하는 황금잉어. 김양훈 작가가 표현해내는 황금잉어는 그동안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새로운 시도들로 점철돼 있다. 오방색을 기본으로 한 강렬한 색감과 완벽한 색의 배합과 배치로 인해 어지럽지 않고 완전한 어우러짐을 느낄 수 있다. 김 작가는 “실제 잉어와 움직임, 지느러미 모양, 눈 모양 등을 최대한 흡사하게 그렸지만 어떻게 표현해도 힘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이왕이면 더 강한 기운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황금잉어에 긴 수염과 천사 같은 날개가 달린 새로운 지느러미를 만들어 주었으며 잉어의 움직임을 강조하기 위해 선적인 요소들로 드로잉 함으로서 꿈틀거리는 힘을 강조했다. 잉어의 눈은 물고기의 눈이 아닌 사람의 눈처럼 흰자와 눈동자가 뚜렷하며 희로애락의 감정까지 담았다. 스케치북에 드로잉해 보고 마음에 드는 표현을 캔버스에 옮기기를 수없이 반복한 끝에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의 잉어가 탄생한다. 현실에는 없는 김양훈 작가만의 잉어다. 이처럼 김양훈 작가는 인간에게 이로운 기운을 전달하고자 힘 있는 움직임의 조화를 통해 잉어에 힘을 불어넣었다. 또 다른 작품 소재인 매화 역시 그 끈질기고 강인한 힘을 강조하기 위해 두터운 물감과 힘 있는 붓질로 나무를 형성하고 꽃은 가장 고운 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은 인간의 정신세계로 김양훈 작가는 이러한 정신세계의 행위에서 나온 작품들을 제작한다. 바탕은 무의식, 소재들은 의식의 의미를 부여하여 정신에서 만들어낸 물질이 작품임을 강조한다. 김 작가는 “바탕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제 무의식에 맞닿아 있는 것 같다. 물감을 가지고 장난치듯 뿌리고, 흘리고, 찍고, 붓으로 칠 하면서 놀이를 하듯 내 의식적 행위는 전혀 없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제작된 바탕위에 그리는 잉어나 꽃나무 등 민화에서 사용되는 소재들은 의식적으로 그려지는 것이며 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들이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과 감동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김양훈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빨강, 그 다음은 노랑이다. 노란색은 특히 손이 많이 가는데 평균 20∼60번은 덧칠해야 내가가 원하는 색감을 얻을 수 있다고. “오방색(흰색 검정 노랑 파랑 빨강)의 원색들을 반복하여 칠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제 맘에 드는 색깔이 나온다.”는 김 작가는 “덧칠을 하면 이전의 색들이 사라지는 것 같지만 겹겹이 칠해진 속 색깔이 미세하게 배어 나와 깊어진다. 들여다보면 빨려들어 갈 것 같은 오묘한 분위기를 뿜어 내기도한다. 배경색을 캔버스에 입히는 작업만 해도 오랜 시간과 공이 소모된다.”고 말했다.

습관처럼 ‘그리기’에 몰두하는 김양훈 작가에게 작업은 삶 일부가 아닌 버릇이자 일상이며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매개다. 또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한 영감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로 지금껏 하루도 붓을 놓은 적이 없다. 낮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 작품 활동을 하며 30년의 화력을 쌓았다.

머릿속에 담겨진 정신적, 감성적인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 내고 있는 김 작가는 “예술이란 작가의 경험과 각성을 포함한 내면의 심상을 보여주는 형식적 창조”라며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잃어가는 마음을 내 작품을 통해 계속 되새겨 보고 함께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모든 본능이 존재하는 감각적인 세계를 지향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의 그림을 그려가길 갈망하는 김양훈 작가. 그가 펼쳐가는 휴식의 순간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양훈 작가>

홍익대학교 예술대학 판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예술대학원 판화과 수료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개인전

2019 Ties in Fortune J Gallery Cheonan

꿈틀거리는 幸運전 갤러리인사아트(구 인사아트스페이스) 서울

i-Happy Gallery 개관초대전 서울

서드웰 갤러리 초대전 전주

갤러리 삼본 초대전 부천

2017 우리 행복전 한전아트센터 서울

2017 소리나는 그림전 Wilshire place, LA 부스전

2016 행복전 서드웰 갤러리 초대전 전주

2015 Flow in material 한전아트센터 서울

2014 Flow in material cyartgallery 서울

2003 하얀나무전 공평아트센터 서울

-아트페어

2019 Seoul Art Show. Coex

2018 Seoul International Art Expo, Coex

2017 Asia Contemporary ART SHOW, Hong Kong

2016 부산국제아트페어 Bexco

Asia Contemporary Art Show Hong Kong

서울오픈아트페어 코엑스

2015 서울오픈아트페어 코엑스

서울아트쇼 코엑스

2014 서울아트쇼 코엑스

서울오픈아트페어 코엑스

-수상경력

2003 구상전 "특선" 구상전

미술지도교사상 전라북도 교육감 외 3회

2001 단원 미술대전 단원 미술관

2000 1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미술협회

2000 제32회 전라북도 미술대전 판화부문 "대상" 전북예술회관

1999 18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협회

1999 19회 현대 판화가 협회 공모전 시립미술관

1998 1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협회

1998 Tokyo iternational Mini-print Triennial

Tama Art Univercity Japan

1997 28회 대학미전 호남대학교

1997 17회 현대 판화가 협회 공모전 미술회관-서울

1992 전라북도 미술대전 전북예술회관

1991 전라북도 미술대전 전북예술회관

-단체전

2018 – 현) 강서 미술협회전

2015 – 현) 인(人) D 정기전 및 소품전

2007 - 현) 상형전 정기전 및 소품전

2004 Global Art in Korea-Japan 종로갤러리 서울

Global Art in Nueyork World trade Art Galery Newyork USA

2002 홍익 판화가협회전 관훈갤러리 서울

조형의 날개전 롯데화랑 서울

2001 아트그룹 창립전 갤러리 자유로 일산

1998 Connections Exhibition Pennsylvania university museum USA

1994 전북 현대작가회전 공평아트센터 서울

1993 한국 청년 미술제 서울에서 만남전 공평아트센터 서울 등 200여회 단체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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