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예술에 있어 가장 본질적인 문제, ‘예술의 창조란 무엇인가’라는 말은 참으로 오래된 미학적 질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평범한 삶으로부터 유리되지 않은 예술의 구현이라는 기성세대의 오만과 편협함을 질타하기 위한 도전, 혹은 전통예술이 추구하던 위계적인 미의 개념에서 벗어나 보다 확장된 의미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창출하기 위한 원론적 기제이며 작가들 스스로 또 한 번의 성찰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유경희 작가
유경희 작가

유경희 작가가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자신만의 예술적 감수성이 담긴 예술세계를 꽃피우며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양한 ‘여인’의 얼굴을 그만의 메타포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유 작가는 구상과 비구상, 그리고  미술이 조화롭게 혼재된  조형적 변주로 풀어내며 그만의 고유한 미학세계를 경주하고 있다.

사람의 얼굴은 다면적이고 다층적인 여러 감정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 사람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유경희 작가는 현대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타인에게 보여지는 외면과 내면의 양면성을 ‘여인’시리즈로 전개하며 현대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내면의 심리상태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속박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온을 꿈꾸지만, 결국 순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좌절하고, 현실과 이상, 좌절과 희망사이에서 갈등하는, 즉 외부로 표출되지 않는 내재적 감정 이미지를 상징한다.

같은 원색을 수없이 반복하여 덧칠하는 수고를 거쳐 비로소 발현되는 채색 특유의 미감을 추구하는 것이 그녀의 작업이다. 칠하고 말리기를 수십 번 반복하면서 색을 올리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자신이 만족하는 색감이 나올 때까지 유 작가는 그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감각적인 붓 터치와 오방색을 중심으로 높은 색채대비감을 활용한 표현기법은 작품에 생동감과 리듬감을 불어넣고 있으며 중첩된 채색으로 화면에 입체감을 더하며 자신만의 화도를 구축해가고 있다. 습관처럼 ‘그리기’에 몰두하는 유경희 작가에게 작업은 삶 일부가 아닌 버릇이자 일상이며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매개다. 또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한 영감이기도 하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징을  화폭에 담아내는 그의 예술적 감성과 표현방법론상의 예리한 직관력은 다른 화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미술은 작가의 사회적, 개인적 현실에 대한 형상적 인식이다. 작가들의 작품 세계의 변모와 작가적 성숙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들의 작업이 고유한 형식의 창안 등 미술 내적인 것으로 향하거나 새로운 주제의 발견 등 외적 확장을 통해 더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유경희 작가는 주제의 영역을 확장하는 외적인 확장과 새로운 형식의 창안과 매체의 발견, 장르의 확장 등 미술 내적인 것으로의 환원을 통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결국 유 작가의 미술은 미적 형식의 창조를 통한 내적 진실과 세상을 연계하는 뚜렷한 소통의 작업인 셈이다. “미술은 나에게 있어 표현 언어이자 소통의 장이다. 보는 이들의 가슴 한 켠에 감동을 선사하고 작품에 대한 열정이 전이되길 바란다.”는 그녀는 “유연한 사고로 신념을 내면화하면서 끊임없이 사유하는 작가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소통, 교감 그리고 희망의 이야기들을 자신의 삶의 회화적 변주곡으로 치환하고 있는 유경희 작가. 그녀가 지향하는 예술적 사유와 언어의 미학이 머물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보다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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