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정연철 박사의 우리 주변 돌아보기-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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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정연철 박사의 우리 주변 돌아보기-30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20.12.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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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와 성탄절, 그리고 새해

오늘 12월 21일은 24절기중 22번째에 해당하는 동지(冬至)다.

동지는 말 그대로 겨울(冬)의 마지막(至)이라는 의미이다. 이를테면 동지는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로 인식되고 있다. 이론상으로 판단하자면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 동지날이 가장 추운 날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절기상 가장 추운 날은 동지 이후 두 번째 절기인 대한(大寒) 날이 가장 춥다.

이는 하루의 온도 변화에 있어 최고기온을 평가하는 방법에서 이해할 수 있다. 즉, 하루의 최고기온은 태양이 남중하는 정오에 기록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태양의 복사 에너지는 태양이 남중하는 정오 무렵에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 기온은 정오 이후인 오후 1~4시 사이에 나타난다. 그것은 태양의 복사 에너지가 지표면을 데우고, 다시 지표면에 있는 대기를 데우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구에서 가장 추운 날도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동지날이 아니라 그로부터 1개월 정도 지난 시점(보통 大寒 무렵)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을 기준으로 보면 새해의 시작은 1월 1일이다. 바로 1582년 시작된 그레고리력에 의해 정착된 개념이다. 그렇다면 그레고리력이 정착되기 이전의 새해의 시작은 언제였을까.

태양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시간과 절기를 판단했던 고대인들은 동지를 기점으로 해가 길어진다고 믿었기에 동지를 새로운 해의 시작으로 인식하였다. 태양신을 숭배하던 페르시아의 미드라교에서는 12월 25일을 태양 탄생일로 정하여 축하하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북위 66.6도 지역인 시베리아 샤먼 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이들 지역에서 동지인 12월 21일 혹은 22일은 높은 위도로 인하여 낮이 되어도 태양이 뜨지 않는 태양이 죽은 날이다. 그러다가 3일이 지난 12월 25일이 되면 죽었던 태양이 떠오르는 새로운 날이 된다. 시베리아 샤먼부족 사람들에게 이 시기는 동지, 태양의 부활, 그리고 새해가 된다. 이를 기념하는 축제가 율(Yule) 축제인데, 이 축제가 유럽으로 전해져 지금도 노르웨이·필란드·덴마크 등의 나라에서 크리스마스를 즈음하여 율(Yule) 축제를 한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낮이 점점 짧아지는 것을 태양이 죽어가는 것으로 보고, 동지를 기점으로 낮이 길어지는 것을 태양이 되살아나는 것으로 인식하여 이 시기를 새해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 위에 기독교가 보급되면서 종교적 입장에서 ‘태양신’을 기념할 수는 없어서 그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을 이날에 기념하자는 의도로 성탄절 전통이 생겼다는 설도 있다.

참고로 삼국지에서 묘사하고 있는 그 유명한 ‘적벽대전(赤壁大戰)’이 바로 208년 동지날에 일어났다고 한다. 동지가 되면 이때를 전후해 일부 계절풍이 거꾸로 부는 시기가 있는데, 유비(劉備)의 책사인 제갈량(諸葛亮)이 계절풍이 바뀌는 점을 노려 조조(曹操) 대군의 함선을 불태웠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동지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거나 소동과 팥죽을 마당에 뿌리는 풍습이 있다. 이러한 풍습은 귀신과 액운을 물리친다는 뜻으로 중국에서 비롯되었다. 6세기 중후반에 쓰여진 중국 고서인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공공(共工)씨가 재주 없는 아들을 두었는데, 그 아들이 동지날에 죽어서 역귀가 되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살아 있을 때, 팥을 두려워 했으므로 동지날에 팥죽을 쑤어 물리친 일을 따른 다는 것이다. 다만, 동지에 해당하는 날이 음력 11월 1∼9일인 경우에는 애동지라 하여 어린아이들은 팥죽을 먹지 않는 대신 팥을 넣은 떡을 먹고, 음력 11월 10일 이후인 경우에는 어른동지라 하여 팥죽을 먹는다고 한다. 올해의 경우 동지날이 음력 11월 7일 이므로 애동지가 된다.

이렇듯 동지는 역사적으로 낮이 가장 짧은 날이 아니라 태양이 되살아나는 새로운 해, 즉 새해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를 힘들게 하고 있는 2020년 동지를 맞으며, 오늘을 기점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죽으면서 새로운 희망의 새해가 오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

새해는 동지날로부터 시작된다
새해는 동지날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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