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라라랜드 꿈꾸는 이영실 작가의 아름다운 도전
상태바
나만의 라라랜드 꿈꾸는 이영실 작가의 아름다운 도전
  • 박주환 기자
  • 승인 2020.12.18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실 작가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오늘날 다양한 현대문명의 흐름 속에서 한국화가 확고한 자리를 정립하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과 사고로 전통과 융합할 수 있는 시대적 미의식을 창출하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우리 미술은 과거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적 독창성과 미의식 즉, 다른 민족과 다른 특유의 미감을 형성하며 회화적 요소를 간직하면서 발전해 왔다. 그 중에서도 민화는 우리 민족이 오랜 역사를 살아오는 동안 형성된 미의식과 가식 없는 바람과 생활 속에서 느껴온 미적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미술사뿐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다. 흔히 낙관이 없는 그림, 제작연대나 작가를 모르는 그림이라고 하며 조선시대에는 잡화·속화라고도 불리며 사대부 계층에서는 천시되어 오던 그림이지만 우리 민화는 민족의 일상과 호흡을 같이하며 이어져 왔다.

장인은 있어도 예술가는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국내 미술계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미학세계를 경주하고 있는 작가가 있다. 다변적인 현대 미술계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정립해 가고 있는 이영실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국내화단의 역량 있는 여류작가로 미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는 이영실 작가가 한국의 전통적이고도 고유한 작품세계를 경주하며 민족 미술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 그만의 감수성이 담긴 예술세계를 꽃피우고 있는 이영실 작가는 “민화는 우리 민족이 오랜 역사를 살아오는 동안 형성된 미의식과 가식 없는 바람과 생활 속에서 느껴온 미적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미술사뿐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라고 말했다.

 

경주 출신으로 부산에서 현직 약사로 일하고 있는 이영실 작가는 미술공부를 늦게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정말 좋아했지만 약사가 되고 난 20대 끝자락에 가서야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한동안 작업에 몰두했지만 이후 가정생활과 약사, 그리고 화가로의 병행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약국을 접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작품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전시에서 우연히 만난 민화 덕분에 민화 작가인 송규태 화백에게 사사했다. 이후 소산 박대성 화백, 성파 큰스님 등을 통해 한국화와 옻칠민화에 깊이 다가갈 수 있었다.

이영실 작가는 전통 안료인 옻과 나전으로 현대 민화를 작업한다. 옻칠 민화가 주는 깊고 중후한 느낌은 우리 전통 안료와 민화가 접목되면서 그 품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영실 작가는 경남 양산 통도사 경내 작업실에서 옻칠 민화 그림의 대가 통도사 방장 성파 스님에게 5년여 동안 사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옻칠 민화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대표작은 ‘영축산일월오봉도’다. 5m 크기인 일월오봉도에 영축산을 오버랩하고 평소에 작업했던 호랑이, 조랑말, 두꺼비, 거북이 등을 숨겨 두었다. 이 작가는 “두꺼비는 실제로 작업실 앞에 나타나곤 하던 영축산 금두꺼비의 실물이다. 이 작품은 현재 부산시청에 걸려있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통도사와 영축산의 사계를 담으면서 사찰 전각벽화에 남아 전해지는 민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켜 보려고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습관처럼 ‘그리기’에 몰두하는 이영실 작가에게 작업은 삶 일부가 아닌 버릇이자 일상이며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매개다. 또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한 영감이기도 하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징을 탁월한 묘사력으로 화폭에 담아내는 그의 예술적 감성과 표현방법론상의 예리한 직관력은 다른 화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또한 우아하면서도 화려함을 드러내며, 자유로운 붓 터치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작가의 작품을 보면 고급스러운 다채로운 색감 속에서도 명암의 대비가 교묘히 교직되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감각적인 붓 터치와 색의 조화가 적당히 병치를 이루어 질감과 입체적인 효과를 살리고 있으며 이러한 색채대비의 시각적 표현을 통해 이 작가는 본인의 화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예술은 시대정신의 구현이자 알레고리이다. 예술은 작가 관념의 형상화이며 예술가의 성정의 결을 따라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예술은 자신의 삶과 세계를 미학적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말처럼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당대의 역사 문화를 담보하고 시대정신을 견인하며 메마른 삶에 정신적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데 있다. 머릿속에 담겨진 정신적, 감성적인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 내고 있는 이 작가는 “옻칠민화는 수고스러운 작업 과정을 거쳐 탄생하지만 그만큼 선명한 색채와 무게감, 한국적인 미가 잘 드러난다는 매력이 있다.”며 “우리 민족의 민화는 세계 그 어느 나라의 민화보다 그 양식이나 전개방법 등에서 우수하며 그 가치는 외국에서 더 인정받고 있는 만큼 더욱 작업에 매진해 우리 민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효성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경주대학교 대학원 문화재학과(지도교수 정병모)에서 한국 민화의 중조로 불리는 조자용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조자용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조자용문화상은 기념 사업회에서 매년 1월 우리나라 전통회화인 민화의 발전에 공헌이 큰 학자나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현재 사단법인한국민화센터 이사장, 통도사옻밭아카데미 회장, 한국민화학회 이사, 조자용기념사업회 이사, 부산약사민화연구회 지도교수로 활동 중이다.

이영실 작가는 오는 12월 23일부터 1월 4일까지 인사아트센터 4층에서 옻칠민화 ‘라라(羅羅) 랜드, 책가도_이야기를 담다’라는 주제의 전시를 앞두고 있다. 배우 엠마 스톤이 주연한 2016년작 할리우드 영화의 제목을 그대로 전시 제목에 빌어쓴 건, 영화 제목에 담긴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환상의 세계’란 의미가 자신이 민화에 담고 싶었던 의미와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라고 전했다. “제가 꿈꾸는 라라랜드는 우리들의 할머니, 어머니의 마음과 정성과 기원이 담긴 세상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저를 업고 ‘나중에 공부 잘해서 부잣집에 시집가야지’ 하시던 것을 기억한다. 옛날 그 시절이나 지금 우리들의 기원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라라랜드의 ‘羅(라)’는 신라의 ‘라’로 경주 출신인 이영실 작가가 꿈꾸는 세계를 펼쳐간다는 의미와 새롭게 펼쳐 보이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있다. 곧이어 1월5일부터 1월 18일까지 종로구 북촌마을에 있는 가회민화박물관에서 열리는 초대전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모든 본능이 존재하는 감각적인 세계를 버리고 꿈꾸는 삶에 다가가고자 하는 이영실 작가. 그녀가 펼쳐놓은 그리움과 추억, 휴식의 순간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