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을 맞으며

12월 13일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
첫눈은 그 해 겨울에 처음으로 내리는 눈을 말하는데, 서울의 경우 평년 기준으로 11월 21일 경 첫눈이 내리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이번 첫눈은 평소 보다 많이 늦었다.
첫눈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여름날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여서 첫눈이 올 때까지 봉숭아 물이 빠지지 않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이야기 때문에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들인 봉숭아 물을 고이 간직하려 애를 썼다는 경험담도 종종 들었다.
첫눈과 관련한 이야기는 문학작품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난 2018년 6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했을 때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탁의 사의를 만류하면서 “첫눈이 오면 놓아 주겠다”고 한 발언이 크게 화제가 됐었다. 2018년 첫눈은 11월 24일 내렸는데, 탁 행정관은 청와대를 떠나지 못했다.
해를 넘겨 2019년 1월 7일 탁 행정관은 두 번째로 사표를 제출했고, 1월 29일 사표가 수리되면서 탁 행정관의 첫눈 이야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금년 5월 26일자 언론에서는 탁현민이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으로 복귀한다고 보도하였다. 이전의 행정관 직위에서 승진하여 1급 고위 공무원인 의전비서관으로 영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첫눈이 내린 12월 13일의 우리의 모습은 어떠했나.
코로나19와 관련하여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발표에 의하면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30명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328일 만에 처음으로 1천명대를 기록한 날이 되었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을 유지했던 신규 확진자가 이달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1천명 선에 이르며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는 순간에 첫눈이 내렸다.
다행히도 14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가 718명으로 집계되면서 안도의 숨을 쉬고는 있지만, 오늘부터 임시로 설치한 150곳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시작하는 관계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걱정스런 부분이다.

첫눈을 맞으며,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 설레이는 이야기들을 가슴 속에 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20년 벽두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올 해의 첫눈은 반갑지만 않은 것이 솔직한 감상이다.
어제 내린 첫눈은 오늘 아침 햇살을 받으며 사라질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첫눈이 녹아 없어짐과 함께 사라져가길 기원한다.

          

서울에 첫눈이 내린 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명을 넘었다.
서울에 첫눈이 내린 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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