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1 11:54 (수)
운정 박등용 화백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삶에 위로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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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 박등용 화백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삶에 위로를 전하고 싶다”
  • 박주환 기자
  • 승인 2020.11.24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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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최근 미술계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화랑이나 옥션의 추이를 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대회화, 즉 서양화가 주류를 이룬다. 서울의 전통적인 화랑가인 인사동은 물론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강남의 주요 화랑들 역시 대부분 서양화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는 전문 콜렉터 뿐 아니라 일반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미술과 수요자의 소통이 일방적이고 편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반증한다. 이처럼 미술계에서 홀대를 받고 있지만, 한국 회화사에서 전통의 본류는 동양화였다. 그 중 문인화는 ‘문인’이라는 시대의 엘리트가 당대의 덕목과 자신의 사상을 회화 형태로 표출한 독특한 양식으로 오랫동안 동양회화에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해 왔다.

문인화는 근본적으로 도덕과 절제의 덕목을 높게 평가하던 정신윤리학적 배경과 밀접하며, 문기와 수양으로 압축된다. 문인화는 정신력과 조절력을 강조하는 ‘필묵의 정신적 훈련’을 통한 실천심미학으로서 참된 인성의 소양을 배양시킬 뿐 아니라, 심리치유적인 기능도 강하게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문인화 예술의 실천적 내용은 참된 인성의 훈련을 위한 예술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

다변적인 현대 미술계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정립해 가고 있는 운정 박등용 화백이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다.

박등용 화백은 문인화에 사용하는 전통재료를 넘어 서양재료를 배합하기도 하고, 사물의 극단적인 단순화 및 색채 대비 등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는 전통적인 틀과 내용을 원칙적으로는 수용하지만, 개별적인 표현에 있어서는 보다 차별화되고 현대적인 면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로 온고지신의 자세와 부합된다. 박 화백은 “‘온고지신’을 바탕으로 전통의 방식을 중시하면서도 나만의 주관적인 통찰을 통해 전통회화의 기법을 더욱더 넓히고자 한다.”며 “전통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문인화의 새로운 가치와 현대미술로서의 생존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선비정신과 전통 문인화의 가치에 충실하면서도 창작정신을 추구하여 현대인의 시각으로 시대정신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서체 연구개발에도 열의를 쏟은 선생은 캘리그라피 ‘운정체’를 개발해 작품의 개성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맑고 곧은 서체는 물론 절도 있는 색채와 소묘가 형태적인 리듬을 타고 하나의 조형적 운율을 형성해 내고 있다.

글과 그림의 조화뿐 아니라 농묵·중묵·담묵 등 농담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생동감 있는 선과 색, 구상, 여백 등의 자연스러움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그는 글을 그림같이, 그림을 글씨같이 하여 글속에는 화풍이 그림 속에는 생명력 있는 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한국화, 서예, 문인화를 골고루 섭렵하고 있는 그는 스스로를 ‘문인화에 한 평생을 바친 사람’이라고 말한다.

동양미술에는 은유적이고 상념적이며 정적인 요소가 잘 표현돼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소재와 기법으로 화가의 감성과 내면세계를 담아낸 작품이 유통과정을 겪으면서 시장성이라는 결과만이 중시돼 최근 미술계에서는 전통미술 존재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대학에서조차 동양화과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로 우리의 정서가 깊게 배인 학문의 입지가 좁아지고 우리의 것에 대한 가치도 역사 속에 묻혀가고 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지만, 그 뒤를 이어 한국미술을 지키고 이끌었던 화가들은 미술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잘 알지 못한다. “미술의 기본은 그 민족의 정체성에서 출발한다.”는 박 화백은 “우리 미술이 현실생활에 기반을 둔 역사, 전통을 아우르는 넓은 의미의 국민의식을 가꾸는 길을 열어가야 한다. 창작의 주체자들 또한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매진해야 함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등용 화백은 앞으로도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삶에 마음의 치유와 위로, 그리고 행복 및 삶의 휴식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각박해져가는 세상 속에서 그림을 통해 잠시나마 안식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보다 큰 보람은 없을 것이라는 박등용 화백. 그가 펼쳐놓은 그리움과 추억, 휴식의 순간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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