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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정연철 박사의 우리 주변 돌아보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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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정연철 박사의 우리 주변 돌아보기-18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20.09.2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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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秋夕)을 맞으며

며칠 후면 음력 8월 15일, 추석 명절이다.
추석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로 문헌 기록에 의하면 신라시대 초기에 이미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이토록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제대로 치루어 지지 못할 것 같다.
농경문화 속에 정착한 추석이라는 명절은 봄과 여름 동안 농사의 주요한 고비를 넘기고 아직 과일이나 곡식이 익지 않았을 때에 미리 일부 곡식을 거두어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 본래의 의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농경 중심에서 공업 중심으로 국가의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시골 출신의 성인들이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풍습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이제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로 자리하고 있는 ‘추석’의 유래는 무엇일까.
추석에 대하여 그 시원이나 유래에 관한 명확한 문헌 자료는 없다. 다만 추석(秋夕)이라는 어휘를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가을(秋) 저녁(夕)’이란 뜻이고, 좀 더 확대하여 해석한다면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인들은 추석 무렵을 중추(中秋) 또는 월석(月夕)이라 하였는데, 이는 『예기(禮記)』에 나오는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고 추석날 밤에 보는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월석(月夕)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중엽 이후 한자 사용이 성행하게 되면서 중국인이 사용하던 중추니 월석이니 하는 말을 축약하여 추석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중추절(仲秋節)이라고 하는 것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초추(初秋), 중추(中秋), 종추(終秋) 3단계로 나누었을 때 음력 8월이 중추에 해당하고, 음력 8월의 보름에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위와 같은 내용을 정리한다면 추석이라 함은 가을이라는 계절에 있어 가장 달이 밝고 좋은 밤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가을이라는 계절이 음력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기간을 말하는데, 그중 8월이 가운데 달로 그 달의 가운데인 음력 8월 15일이 가장 달이 밝고 좋은 날이 된다. 따라서 추석은 음력 8월 15일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추석의 유래와 관련하여 삼국사기 「신라본기(新羅本紀)」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 9월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왕은 여섯 부를 정한 후, 이를 두 패으로 나누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部內)의 여자를 거느리어 편을 짜고 패를 나누어 추칠월(秋七月) 16일부터 날마다 일찍이 큰 부(部)의 마당에 모여 길쌈을 시작하여 을야(乙夜: 밤 10시경)에 끝내게 하고,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의 다소를 심사하여 지는 편은 술과 밥을(酒食)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사례한다. 이어서 가무(歌舞)와 백희(百戱)가 벌어졌으니 이를 가배(嘉俳)라고 한다. 이때 진 편의 한 여자가 일어나 춤추며 탄식하기를 '회소, 회소'(會蘇會蘇)라 하여 그 음조가 슬프고 아름답거늘 후세 사람(後人)이 그 소리로 인하여 노래를 지어 이름을 회소곡(會蘇曲)이라 했다.

우리나라의 추석과 관련하여 중국의 기록에도 위와 유사한 내용이 보인다.
중국의 『수서(隨書)』 「동이전(東夷傳)」 신라조(新羅條)에는 “8월 15일이면 왕이 풍류를 베풀고 관리들을 시켜 활을 쏘게 하여 잘 쏜 자에게는 상으로 말이나 포목을 준다.”라고 했다. 그리고 『구당서(舊唐書)』 「동이전(東夷傳)」 신라조(新羅條)에도 “해마다 정월 초하룻날이면 서로 하례하는 예식을 여는데 왕이 잔치를 베풀고 또 해와 달의 신에게 절을 한다. 팔월 보름이면 풍류를 베풀고 관리들을 시켜 활을 쏜 자에게는 상으로 포목을 준다.”라는 기록이 있으며, “신라인들은 산신(山神)에 제사 지내기를 좋아하며 8월 보름날이면 크게 잔치를 베풀고 관리들이 모여서 활을 잘 쏜다.”라고 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의 ‘추석’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비록 농경문화 속에서 정착된 세시풍속이지만, 오곡이 무르익어 가는 시기에 조상에게 예를 갖추고, 한바탕 즐거움을 나누면서 마음을 모으는 일은 훌륭한 전통이다. 그리고 추석전에 조상의 산소를 찾아 여름동안 묘소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주는 벌초 행사는 덤으로 좋은 풍습이다.

필자도 엊그제 벌초를 하고 왔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예년처럼 누리지는 못하겠지만,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를 벗어나 우리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추석’을 맞이할 날을 기다려 본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 보름달을 의미한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 보름달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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