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과학 기술 발달과 산업화와 함께 고도화된 오염원의 증가로 생태계의 파괴, 환경호르몬 배출 등 여러 가지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구환경문제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끼쳐 웰빙, 로하스 등의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으며, 친환경 상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패션업계에도 이러한 시대적인 분위기에 편승하여 자연 친화적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천연염색은 그 자체에서 항균성, 소취성, 항 알러지성, 항암성 등의 기능성을 겸비하고 있으며 감성적 특성도 지니고 있어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맞고 있다.

김대균 대표
김대균 대표

국내 천연염색 분야의 손꼽히는 장인인 청도 느티나무공방의 김대균 대표가 우리 전통 천연염색의 계승과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2016년 대한민국 혁신인물 대상, 이듬해인 2017년에는 대한민국 혁신한국인&파워브랜드 혁신리더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 대표는 일본 텍스타일 콘테스트에 참가해 한국인 최초로 입선했으며, 프랑스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참가해 호평을 받으며 지난해에 글로벌 신한국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상북도 청도군은 감의 고장이다. 감 외에 홍화, 쪽, 소목, 치자, 황련 등 천연 재료로 만들어 민감한 피부인 사람이 착용하기 좋다. 씨가 없고 수분이 많은 청도반시는 감물염색이 제격으로 물과 공기 좋기로 소문난 청도군 곳곳에서 고운 감물천이 바람을 맞으며 펄럭인다. 감물 염색은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염색법으로 일명 ‘시염’이라고 하는데 떨어진 감을 버리지 않고 사용한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다. 감물 염색은 덜 익은 풋감을 사용한다. 감의 주성분인 탄닌으로 염색한 옷감은 통기성이 우수하고 열전도율이 낮아 한여름에 입으면 좋다. 곰팡이가 안 생기고, 좀벌레가 좀먹지 않으며, 아토피 등 피부병에도 효과적이다. 감물을 먹이면 천이 빳빳해지므로 세탁 후 다림질해야 하는 잔손질을 줄일 수 있다. 옷감 자체의 내구력이 2배 정도 강해진다.

김대균 대표가 감물염색의 아름다운 색감에 매료돼 모든 것을 정리하고 청도로 온지도 근 이십여 년. 당시만 해도 천연염색을 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똑같은 색을 재연하기 어렵고, 견뢰도가 약한 단점 때문에 대량생산은 엄두도 내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감물염색의 대중화 및 전문화를 위해 감 염료를 활용한 다양한 염색기법과 디자인 개발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김 대표는 발효 감물을 이용한 염색방법 및 염색직물(특허 제10-1654083호)과 발효 감물을 이용한 섬유염색과 염색섬유(특허 제10-1751427호) 등으로 발명 특허 2종을 취득했으며, 자연염색으로는 어렵다는 울 섬유 염색도 완성해 상품의 고급화와 고부가성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 30여 톤의 감 발효조를 보유하고,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비닐하우스 설비 마련 등을 통해 1년 4계절 내내 자연염색이 가능토록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거기에다 만족스러운 자연의 빛깔이 탄생하기까지 거치는 과정은 그의 땀과 정성 등이 점철돼 품질의 가치를 배가시키고 있다. 천연소재가 지닌 고유의 색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대균 대표는 자연에서 채취한 기본 원료들을 직접 추출해 천연 염색의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 김대균 대표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자연염색을 하려면 여간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니다. 물을 들일 수 있는 작물을 재배, 수확하여 염료로 만들고 직물이나 종이에 물을 들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해를 넘기는 수고스러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감을 염료로 하는 염색기법에 2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김대균 대표는 반드시 5년이 지난 숙성된 염료만을 사용하며 깊고 중후한 색감의 독특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감물염색은 원료의 확보와 배합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이 매우 복잡하며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게 된다. 기술과 예술적인 면을 함께 구상해야하므로 오랜 연륜과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그야말로 심미안은 물론이려니와 자기가 만들고자 하는 작품을 자유자재로 연출해 낼 수 있는 고도의 기술과 전문지식이 필요한 것. 경력이 부족한 초창기에는 공방을 열어도 운영이 잘 되지 않아 그만두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꾸준히 경력을 쌓아 온 사람이 드물다. 이 말은 오히려 경쟁자의 수가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천연염색은 의외의 블루오션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김대균 대표는 “까다로운 재료와 공정을 거쳐 장인의 영혼을 불어넣은 감물염색은 그 자체로 명품”이라며 “천연염색을 21세기의 새로운 문화로써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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