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보내며

2020년 8월 15일 광복절.

최근들어 최장기간 장마를 기록한 날씨로 인하여 아직 비가 그치지 않은 가운데 제75주년 광복절은 스산하게 지나갔다.
돌이켜 보면 1945년 8월 15일의 광복은 우리에게 산뜻하게 온 것이 아니었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태평양 등지에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추축국(樞軸國, Axis Powers)과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소련 등을 중심으로 하는 연합국 사이에서 벌어진 세계 규모의 전쟁에서 비롯되었다.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았던 제2차 세계 대전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종결되었다.
이미 1910년 8월부터 일본 식민지배 하에 놓여있던 우리 대한민국이 1919년 3·1 독립운동을 비롯하여 광복을 위한 치열한 투쟁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광복은 우리의 의지 보다는 연합국에 의한 2차 대전 승리의 부산물로 우리에게 왔던 것이다.
연합국에 참여하지 못한 우리로서는 2차 대전 종결에 따른 후속조치에 있어서 우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식민지배 하에 있던 대한민국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1946년 1월 1947년 5월 2차례에 걸친 미소공동위원회가 결렬되자, 미국은 한국문제를 UN으로 이관하였다.
우리 문제를 처리하고자 UN은 1948년 1월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을 파견하였다. 그러나 북한이 이들의 입국을 거부함에 따라 1948년 5월 10일 남한 만의 총선거가 치러졌고, 그해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이루어졌다.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 입국을 거부했던 북한은 1946년 2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구성하였고, 1947년 2월 사실상의 정부인 북조선인민위원회를 수립하였다. 이어서 1948년 2월 임시 헌법을 공포하고, 9월 9일 김일성을 수상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하였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일을 기점으로 남과 북은 서로 다른 길을 간 것이었다.
그리고 2년 후인 1950년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 전쟁을 겪었고, 이제는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던 만큼 종전을 알린 8월 15일을 국가 기념일로 정하고 있는 나라가 우리 만이 아니다.
국가 독립은 아니지만 영국, 뉴질랜드, 호주 등은 2차 대전에서 일본에 승리했다는 명분을 들어 이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였다.
미국에서는 일본이 미주리함 선상에서 항복문서에 조인한 9월 2일을 VJ day 라고 부른다. 여기서 VJ는 Victory over Japan을 뜻한다. 참고로 2차대전 당시 유럽전선에서 승리한 날인 1945년 5월 8일은 VE day라고 하는데, VE는 Victory in Europe를 의미한다.
일본에서는 8월 15일을 종전기념일로 정하였고, 중국과 대만은 일본이 정식으로 항복한 날이 9월 2일이기 때문에 그 이튿날인 9월 3일을 항쟁 승리기념일로 지정하였다.
이외에도 인도, 콩고공화국 등은 8월 15일에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독립을 이루었기에 우리와 같은 광복절(독립기념일)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많은 국가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8월 15일을 우리는 아직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기에 유쾌하게만 기억할 수는 없다. 여전히 우리 의식 저변에는 일본 식민잔재가 남아 있고, 과거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반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일본의 태도에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우리 민족에게 진정한 광복은 무엇일까.
우리의 힘으로 얻어내지 못한 광복이지만 6·25 전쟁의 아픔을 딛고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보여준 우리 대한민국은 반만년에 빛나는 역사와 불굴의 정신은 머지않은 장래에 통일된 한민족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 속에서 실증하고 있는 K-방역 역시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갈 것이다.
이러한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남과 북의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민족의 진정한 ‘광복’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광복의 완성은 남북한 통일에 있지 않을까
광복의 완성은 남북한 통일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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