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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정연철 박사의 우리 주변 돌아보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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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정연철 박사의 우리 주변 돌아보기-6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20.06.29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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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을 지킨다는 것

누구나 그렇듯이 술을 좀 과하게 마신 다음날엔 얼큰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찾게 된다. 이를테면 해장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그렇게 찾는 음식중 하나가 짬뽕이다.

며칠 전 짬뽕을 먹기 위해 집 근처 중국음식점에 들렀다가 볶음밥류의 음식에 짜장소스와 짬뽕 국물이 제공되지 않는 이유라는 설명을 게시해 놓은 글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비용의 측면에서 설명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으나, 게시해 놓은 글을 읽은 뒤에 우리의 오늘을 돌아보게 되었다.

게시글에 의하면 오래전에는 동네에 흔했었던 화상중국집 어디를 들어가도 짜장과 짬뽕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었다고 했다. 그런데 중국요리 관련 식당이 늘어나면서 볶음밥에 짜장소스와 짬뽕국물이 제공되기 시작했는데, 바로 이 시기가 한국의 짜장과 짬뽕의 수준이 급격하게 떨어진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고 한다. 개인별 음식 취향을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에 볶음밥의 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짜장소스를 제공하는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은 선택일 수 있을지라도 짜장소스의 대량 생산을 위해 짜장소스에 물을 가득 넣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값싼 물짜장이 표준짜장으로 보편화되었다고 한다.

한편으로 짬뽕의 경우에는 해당 요리가 본질적으로 볶음요리라고 한다. 주문이 있으면 즉석으로 재료를 충분히 볶아서 재료의 고소함을 뽑아낸 후에 육수를 부어서 마무리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한다. 그러나 볶음밥에 짬뽕 국물을 제공하게 되면서 볶음 요리의 본질에 충실하지 않고, 끓이는 것이 주가 되는 짬뽕으로 변질되었다고 한다.

더구나 천연재료에서 음식 맛을 뽑아낼 경우에는 비용측면에서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미료를 다량으로 투입하게 된 것이 짬뽕의 저질화를 불러왔다고 하면서 해당 식당에서는 짜장소스와 짬뽕 국물이 제공되지 않는 옛날 전통방식을 고수한다고 한다.

주문했던 짬뽕이 나왔다.

짬뽕은 원래 국물요리가 아니라 볶음요리이다.
짬뽕은 원래 국물요리가 아니라 볶음요리이다.

게시글 때문인지 국물 맛이 더 맛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의 상황이 머리를 스쳐갔다.

금년초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면서 우리 국민들은 정부의 대응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였다. 그리고 불과 6개월도 되지 않은 시기에 우리의 방역사례는 세계적인 모범이되었고,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국민들의 자세나 방역물품의 생산 등의 측면에서 전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위치에 자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보면 4월과 5월 기간중 20명 이하 수준을 보이던 것이 6월 들어 40명 수준에서 50명을 넘어서는 사례도 간간이 나타나고 있다.

원칙이란 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을 말하는데, 말로는 원칙을 이야기하면서 실제 행동에선 원칙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각 단계별 조치사항에 의하면 1단계는 50명 미만, 2단계는 50~100명, 3단계는 100명 이상으로 한다고 한다. 1단계에서는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집합·모임·행사를 할 수 있고, 다중시설 이용도 허용된다. 2단계에서는 100명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사적·공적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고, 공공시설은 원칙적으로 운영이 중단된다. 3단계에서는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고, 학교 및 유치원은 등교수업을 중단하게 된다.

이러한 기준에 의하면 28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명으로 나타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들어가야 하지만 최근의 신규 확진자 평균이 50명 이하여서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앞서 설명하였지만, 짬뽕 음식 수준이 원칙을 잃어버리는 순간 품질 수준이 저하되듯이 코로나19에 대한 우리의 자세가 흐트러지는 순간 예기치 못한 위험을 맞이할 수 있음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당장 우리가 누려야 할 모든 생활이 불편할 수는 있지만, 보다 멀리 내다보면서 우리의 현실을 천천히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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