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한국의 전통창호는 못이나 접착제의 사용 없이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제작되어 견고하고 뒤틀림이 없이 아름답게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낸다. 장식을 안 한 듯 장식하고 전체적인 비례감을 중시하며 공간의 변화에 따른 율동감을 생명으로 한다. 과장과 허식이 없는 것을 최고로 생각하는 미적인 기준이 드러난다.

가풍국 명장
가풍국 명장

문 만들기 50년 외길 인생을 걸으며 우리 나무의 아름다운 나이테를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어 고민하다 꿈속에서 얻은 영감으로 나무의 나이테를 상감 기법으로 박아 넣은 문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는 주인공이 소목장 가풍국 명장이다. 

가풍국 명장은 수년간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나무들의 표본을 전시판 형태로 제작해 보급해오며 무려 100가지 나무 표본을 수집해 ‘우리가 꼭 알아야할 우리 나무들’이라는 교육용 표본도 만들었다. 가 명장은 “후손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나무는 사람에게 고마움 자체인데 점점 잊히고 사라져가는 것들도 있다. 평생 목수를 했는데, 그 고마움에 보답하고 싶고 우리 나무의 소중함과 자연보호정신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무 표본 전시판을 제작하기 위해 산림청에 자문하고, 우리나라 산과 들판에 자생하는 나무들을 찾아 헤맸다. 이렇게 수집한 나무 표본들이 공방 창고에 쌓여있다. 필요한 기관이 있으면 전시판으로 제작해 보급할 생각이다.

가풍국 명장은 쉰을 바라볼 무렵 전통 목재창호를 배우기 위해 전통 창호 무형문화재 김순기 선생(경기도무형문화재 제14호)을 찾아갔다. 엄격하고 성격이 불같기로 소문난 김순기 선생의 밑에서 2년간 스승의 보이지 않는 시험을 묵묵히 통과하고서야 그 누구에게도 내주지 않던 이수증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모든 노력이 하나로 모여 마침내 2004년 목재창호 부문 대한민국 명장에 ‘가풍국’이라는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그로부터 그의 손을 거친 아름다운 창호들이 세상을 여는 문이 되기 시작했다. 스승과 함께 경회루, 광화문, 서울역사의 창호 문을 복원했고, 개인적으로는 경교장, 홍난파 가옥, 천년 고찰 안심사 등의 창호 문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중구 항동에 있는 인천우체국(현 인천중동우체국)의 200짝 되는 오르내리창도 그의 손에 의해 모두 복원됐다. 이런 목공 기술을 전수해야 하는데, 목공 일은 ‘돈이 안 된다’며 배우지 않으려는 요즘 세태가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는 가풍국 명장은 지금도 끊임없는 연구와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 다년간 일본식 전통창호 기술을 전수받은 전문가이기도 한 가풍국 명장은 지난 2017년 대전 옛경무대 공관의 일본식 창호를 복원할 당시 국내 기술자가 없자 시공사측이 수소문 끝에 가 명장을 모셔다 겨우 복원을 완료했다고 한다.

전통 창호를 만들 때는 세부 무늬를 새기는 등,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그가 가장 애착하는 작품은 ‘나이테상감문’이다. 가풍국 명장은 “꿈속에서 문양을 보고 10년 만에 완성했다. 손수 조각한 ‘매화꽃살문’도 있고 실제 문으로 사용하며 손때 묻히기가 아까울 정도로 정성을 들인 작품이다” 라며 “지금까지 뚝심과 노력으로 전통을 오늘날까지 경쟁력 있게 이어 왔고 아름다운 전통 창호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아울러 명장의 위치에 있지만 마지막 남은 소원은 유형문화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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