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현대미술계는 복합적이고 다원적인 방향의 회화관이 지속적으로 모색되며 전개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주제ㆍ기법ㆍ매체의 사용에 있어서 그 범위가 크게 확장되고 있으며 표현에 있어서도 사고과정의 중시, 예술 영역간의 상호교류, 매체 수용의 다양화, 다양한 주제와 기법의 수용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미술개념을 아우르고 있다. 이는 곧 시대적 흐름에 따른 전반적인 사회ㆍ문화적 변화와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현대 미술계의 많은 작가들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고유한 정체성에 대한 자각, 현대미술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고민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

이런 가운데 국내화단의 대표적인 극사실적 초상화 작가로 미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는 오동희 작가가 예술을 향한 창작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인물을 주제로 한 회화장르를 우리는 보통 초상화라고 통칭해 말한다. 이러한 초상화는 과거 로마시대의 초상조각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어져 왔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사진의 발명과 매체의 혼성을 통해 더욱 더 발전해 오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
백범 김구 선생

“초상화는 대상의 삶을 관조하고 한 순간을 포착해 인간의 얼굴을 묘사하는 작업”이라는 오동희 작가는 인물의 외관을 재현함을 넘어 내면 즉, 내면적인 욕구를 모티브로 활용해 주제에서 보여 지는 특징적 요소와 심리적인 표현까지 오롯이 구현해 내고 있다. 대상의 내면을 자세히 관찰해 자신의 주관을 이입했으며 다양한 양식과 기법, 재현 방법 등을 실험, 반복하면서 독자적인 자신의 방법만으로 대상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인물의 정체성 또는 존재에 대한 단순한 환기를 넘어 인물에 대한 실질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캔버스 안의 공간을 탐구하고 있다. 이처럼 초상화에 대한 오동희 작가의 진지한 성찰은 인간이 내는 온갖 종류의 표정과, 이 표정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의 각 기관을 뚜렷하게 재생시키는 미적 구성능력으로 발현되고 있다.

법정 스님
법정 스님
윈스턴 처칠
윈스턴 처칠

오동희 작가는 살아 있는 인물과의 인터뷰와 수많은 사진촬영을 거쳐 확률적으로 접근하는 초상화작가들 속에서, 학술적인 자료연구로 인물의 일대기에 접근해 표현하고 있으며, 초상화에 회화적 특징을 가미, 시류에 편향된 미술방식을 거부하는 리얼리즘을 추구하고 있다. 그녀는 완벽한 극사실적 초상화를 위해 인체의 골격과 근육에 대해서 공부했으며, 누드를 그리면서 기본적인 인체의 선과 모양을 익혔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 및 정·재계 인사와 프란체스코 교황, 넬슨 만델라, 마더 테레사를 비롯한 세계의 위인들, 만해 한용운 선생, 백범 김구 선생, 김수환 추기경,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비롯한 저명한 인사들의 초상화가 오 작가의 손을 거쳐 2차원의 평면에서 새 생명을 부여받았다. 아울러 과감한 터치와 톤 다운된 미묘한 색감 역시 대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표현을 더욱 더 돋보이게 하는 요소로 관객들은 그녀가 구현한 시각적 미학을 넋을 잃고 바라본다. 사람의 얼굴, 그리고 그 얼굴을 구성하는 기관들은 한 순간에도 수십, 수백 가지의 서로 다른 표현을 하기 때문에 대상에 대한 추상과 흔적으로 현실을 재구성하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한 영역에 가깝지만 오동희 작가는 늘 새로운 시도로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아이티의 눈물
아이티의 눈물
엘리자베스 여왕
엘리자베스 여왕

한편 오동희 작가는 2016년 4월 서초구 반포동 721번지에 위치한 4층 건물에 국내 최초로 초상화 전문 갤러리를 개관했다. 종교를 초월한 큰 인물들 및 위인들과 명사들의 초상화가 전시된 갤러리 건물 3층을 지나면, 작업실과 후학들을 위한 강의실을 겸한 4층으로 연결되어 작가 자신의 작업실과 관람객들을 위한 갤러리, 그리고 후학들을 위한 교육공간까지 아우르는 복합갤러리로 설계됐다. 오 작가는 “사람들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이 늘 있었다. 앞으로도 누구나 보고,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도심 속 문화커뮤니티의 장으로 만들어 예술로 소통하는 모든 이들에게 문을 열어드리고 싶다.”며 “예술가는 예술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만나고, 관람객들은 예술가의 작업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함께 행복함을 누린다.”고 덧붙였다.

현대의 다양한 미술 속에서 작가들의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형상화된 예술세계를 우리는 시시각각 누리고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도공이 흙으로 오묘한 도자기를 빚어내듯, 문인이 밤 새워 쓴 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듯, 끝없는 예술혼이 투영된 초상화로 작품들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오동희 작가. 미술로서 행복해진다는 그녀의 작품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행복한 웃음을 머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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