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뉴스통신=김승현 기자] 1945년 해방 후 한국 젊은이들이 한글을 모르는 현실을 개탄해 한글로 교과서를 출판한 우리나라 교과서 출판의 제 1세대가 故 이대의(1919~2018) 장왕사 회장이다. 故 이대의 회장은 회고록에서 “한국 출판의 뿌리가 교과서 출판인데도 최근에는 모두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출판 역사 정리의 참고자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대의 회장
이대의 회장

이 회장은 일본 메이지대에 유학 중 학병문제로 귀국했다가 해방을 맞자 1945년 10월 출판사를 설립해 지리, 물리, 동양사, 영어, 가정 교과서를 발행하기 시작한 이후 60여년간 교과서와 단행본 출판을 이끌어왔다. 그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오프셋 인쇄기를 열차에 싣고 대구로 내려가 미국이 원조한 종이로 초등학교용 전시 독본을 생산하기도 했다. 1956년 제1차 교육과정 개편때는 62개 출판사 중 최다인 56종이 검인정에 통과되기도 했다.

1958년 한국검인정교과서발행인협회를 만들어 검인정교과서 출판사들의 공동 이익의 창출을 이끌어 낸 점과 교과서 생산의 합리화를 이룬 중심에는 이대의 대표가 있었고 더불어 그는 실업교과서주식회사, 중등교과서주식회사 등 학교별 교과서주식회사를 설립해 교과서의 적기 생산과 공급, 공동 이익의 증진에 기여해 검인정교과서 운영 체제 개선에 공헌했다.

그러나 1970년대는 유신체제가 되면서 교과서 출판사들이 세금 221억 원을 탈루했다고 발표한 이른바 1977년 ‘검인정교과서 탄압사건’이 터졌다. 가산이 거덜 나고 고문으로 인해 병을 얻기도 했지만 출판업의 권리와 의무를 지키려했던 이대의 회장은 굴하지 않았고 결국 1990년 대법원은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줘 13년 만에 명예회복을 할 수 있었다. 이 시기에 117개 교과서 출판사 중 96개가 문을 닫거나 교과서 업계를 떠나서 광복후 30여년간 어렵게 축적한 자본과 기술, 노하우가 단절되는 바람에 우리나라 출판문화가 10년 이상 후퇴했다고 이대의 회장은 안타까워했다.

한편 지난 1997년 국내 출판업계의 발전을 선도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 이 회장은 2002년 ‘교과서 출판과 인쇄’라는 외길 인생길을 정리한 회고록 <나와 검인정 교과서>를 출간했다. 이대의 회장의 뒤를 이은 장남인 이기성 한국전자출판교육원장은 도서출판 장왕사 상무,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전자출판학회장, 제2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초대 한국편집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의 전자출판 육성에 기여하면서 한국 출판역사의 산증인이 됐다.

2018년 100세로 임종을 맞기 2년 전까지도 일본 쓰꾸바대학의 류현국 교수, 노르웨이의 톰 달 한슨 교수와 국제 출판계와 한국 출판계에 대하여 토론을 할 정도로 항상 책을 가까이 했던 故 이대의 회장. 한국 출판의 역사와 함께한 그는 “요즘 출판인들은 출판 문화 발전과 교육 향상을 위해서 교과서 출판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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