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육종 기반을 구축해 미래농업의 과학기술 선도해 갈 것 ”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인류에게 종자는 가장 기본이 되는 일차적 요소로 오늘날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유례없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식물분자육종 분야는 생명산업의 반도체인 종자 산업의 육성 및 식량안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크며 이에 자국 내 우수한 종자 확보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세계 각국의 ‘총성없는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고희종 단장
고희종 단장

서울대학교 식물분자육종사업단(단장 고희종)은 국가원천기술 기반을 마련하고 생명공학의 실용화 및 인프라구축과 그 지원사업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물분자육종 기술 기반 확립 및 수월성 제고와 안정적 식량안보 기반 확충을 위한 신형질 품종개발, 분자육종 신기술의 실용화 및 사업화를 통한 농생명산업의 중흥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식물분자육종사업단은 현재 다양한 유전변이 창출 기술과 유전자형 선발 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차세대 바이오그린21사업’의 식물분자육종사업단장으로 선정되며 사업단 내 모든 과제의 기획·평가·관리 등을 총괄하고 있는 고희종 단장은 “분자육종은 유전체를 해독하거나 분자표지를 개발하여 유전자를 모니터링하고 유용유전자를 형질 전환해 활용하는 농생명공학의 핵심 분야”라며 “녹색혁명으로 대변되었던 종래의 육종방식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에 미래의 식물육종은 수요자의 주문에 따라 맞춤식물을 신속하게 창성하는 꿈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대학교 식물분자육종사업단은 괄목할만한 연구성과를 도출해 냈다. 세계 최초로 탄저병 저항성 고추품종을 육성했으며, 벼와 콩 품종감별을 위한 바코드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종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Peptide nterference(PEPi) 원리, 작물 유전자 교정 기술 확립 연구도 눈에 띄는데 이 기술을 이용하면 고부가가치 스트레스 내성 작물을 신속 정밀하게 개발할 수가 있다. 식량안보를 위한 품종개발 면에서도 벼에서 기능성이 강화된 품종(수퍼자미, 큰눈자미, 서농17호 등)·다수성 품종(화원6호)을 개발했으며, 옥수수의 가공용 품종(오륜팝콘)·밀의 복합저항성품종(트랜스) 및 내수발아 제빵용 중간모본 등을 육성, 출원했다. 아울러 야생벼 특성 이입 계통, 벼 일대잡종용 친 계통 예비선발 등 총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고품질, 기능성, 고식미 품종 육성에 적용가능한 벼 배유 유전자(SUGARY-2)를 분리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야생벼에서 수량안전성 유전자를 탐색하였고 밀에서도 초다수성 계통들을 육성하는 등 다수의 가시적인 연구성과를 이뤄낸 바 있다.

현재 생명공학 및 ICT 융·복합기술을 활용한 기능성 품종 및 첨단육종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사업단은 세계 최초로 매운 맛 단고추 품종을 개발하며 또 한번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제책임자인 강병철 교수는 “캡사이신과 동일한 기능성을 갖고 있으나 맵지 않은 캡시에이트 함량이 높은 유전자원을 선발하고, 육종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을 했다.”며 “채소종자 산업은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육종기술이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산업으로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한 양태진 교수 연구팀은 유전체와 대사체 통합 분석 기반 기술 확보를 통해 다양한 인삼 및 약용작물을 판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를 개발하여 인삼과 약용작물의 품질관리 원천 기술을 확보하였고, 동시에 분자육종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배상수 교수 연구팀은 단일분자 형광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Cas12a의 표적 탐색 및 절단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Cas12a 단백질이 긴 DNA 상에서 1차원 확산 운동을 통해 특정 표적을 탐색하고, 표적 DNA와 만나 안정된 결합을 한 후, 비표적 가닥과 표적 가닥 순서로 시간 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절단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냈다. 연구결과는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되기도 했다.

현재 식물분자육종기술은 과거 아날로그식 관행육종에서 디지털 입체 분자육종으로 패러다임이 점차 변화하는 추세에 있다. 인공교배를 통해 유전자원의 유용형질을 조립했던 과거의 육종기술은 우량형질 도입 시 불량형질이 동반된다는 점과 표현형 평가에 의존하다 보니 선발효율이 낮고 육종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다가오는 디지털 입체 분자육종 시대는 유전자를 직접 취급하게 되므로 목표유전자의 정확한 교정과 신속・정확한 유전자형 평가기술이 필요하다. 고희종 단장은 “최근 유전자교정 기술이 유용변이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유전체정보를 이용한 선발이 가시화되면서 식물분자육종은 맞춤형 품종 개발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며 “앞으로 변이 자원에 산재한 유용 유전자를 최적으로 조립하는 기술이 완성된다면 현재 식물육종 기술은 기존의 아날로그식 관행육종에서 디지털 입체 분자육종으로 그 패러다임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첨단 과학기술과 농업의 광범위한 융복합 및 기술개발로 오늘날의 농업은 새로운 혁신성장동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과 생태계 조성을 통해 적극 육성하고 있다. 오늘날 종자시장은 미국을 선두로 네덜란드ㆍ프랑스 등의 농업선진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세계적인 수준에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채소작물분야에서 일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정도다. 농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IT(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BT(유전자 분석 등) 등 첨단기술을 융복합하고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범부처적 R&D시스템과 여건 전반에 관한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스마트농업을 기반으로 혁신성장을 구현하고, 농업생명과학기술로 농업 전후방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야 한다. 고희종 단장은 “앞으로도 식물분자육종사업단은 디지털 육종 기반을 구축해 데이터 기반의 농업생산 혁신에 대응하고, 농업의 지속가능성 및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미래농업의 과학기술 전략을 수립, 추진해 갈 것”이라고 의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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