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는 날마다 저항하고, 성찰해야 하며,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다변적인 현대 미술계에서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며 조용히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정립해 가고 있는 기옥란 작가가 그만의 예술적 감수성이 담긴 예술세계를 꽃피우며 국내화단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구상과 추상, 그리고 오브제(콜라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거치며 왕성한 창작 의지를 보이고 있는 그의 작품 세계는 ‘트랜스휴먼’(trans human)이라는 단어로 집약된다. 인공지능이나 기계 장치를 빌어 인간이지만 인간 이상의 정신적, 신체적 초월적인 능력을 갖는 새로운 인간인 트랜스휴먼은 억압된 삶의 경계를 넘어 초월을 꿈꾼다. 자크 아탈리가 자신의 저를 통해 제시한 트랜스휴먼이라는 개념은 끊임없이 이동하는 유목민적 삶을 뜻하는 노마드(nomad)적 가치와 농경 사회로의 발전 이후 세계의 문명을 이룩해낸 정착민적 가치의 융합이자 변증법적 사고의 경로를 거쳐 탄생한 신문명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미래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과 조형감각으로 유목과 정착이 낳은 21세기의 신인류 ‘트랜스휴먼’을 통해 소통과 화해 그리고 관계, 나눔의 의미를 표현하고 있는 기옥란 작가는 지난 2010년부터 ‘트랜스휴먼’을 주제로 다양한 오브제와 구조적 조형요소들을 활용하여 예술적 사유로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기 작가는 “작품의 주제인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를 통해 생명에 대한 충동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극복을 바라고 있는 대중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 그리고 삶의 위안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읽고 대응하며 많은 여행과 예술 교류를 통해 세계미술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시대정신을 반영하여 깨달음과 감성을 투영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기옥란 작가는 새로운 인류 트랜스휴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기호와 이미지, 핸드폰, TV,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패션, 제품디자인, 공간디자인 등 소비시대를 대변하는 4D, DNA(염색체),디지털(Digital), Design(디자인), Divinity(신성, 영성)과 3F, Feeling(느낌, 감성), Female(여성성), Fiction(상상력)을 작품의 큰 줄기로 두고 작업을 하고 있다. 기 작가는 “21세기는 전통적인 남성 가부장적 사회와 아날로그적인 생각이 아니라 감성과 상상력을 겸비한 여성 중심의 디지털 혁명 시대다. 즉 나노, 바이오, 줄기세포, 생명공학시대에 생명 존재의 지도인 DNA(염색체), 요즘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합성어인 디지로그라는 말도 있지만, 다차원의 상호 소통시대의 디지털(Digital), 현대사회의 진화를 통해 발전해가는 많은 사회적 유산들인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디자인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트랜스휴먼
트랜스휴먼
트랜스휴먼
트랜스휴먼

이처럼 기옥란 작가는 “트랜스휴먼(Trans-Human)을 통해 바람직한 미래의 새로운 인간상으로 지능정보기술사회, 생명공학, 유전공학, 테크노피아 시대에 새로운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시대, 즉 인간과 인공지능(AI)와의 공생의 시대가 눈앞에 도래한 시점에서의 유목과 정착이 나은 21C의 새로운 인간유형”을 이야기하고 있다. 기 작가는 “인간은 생명 진화과정의 정점에 존재하고 있으며 인류 역사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고, 욕망과 초월이 교차하며, 정착성과 유목성이 혼재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유위에서 무위로, 도시에서 자연으로, 인간에서 자연으로, 채움에서 비움으로, 소유에서 존재로, 복잡성에서 단순성으로 사유의 축을 옮겨야 하고 존재세계와 인간이 화해하는 세상을 열어간다.”고 말한다. 인간에게 있어 정착과 이동은 삶의 변주곡처럼 전개되며, 떠나기 위해 머물고 머물기 위해 떠난다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트랜스휴먼
트랜스휴먼

기 작가가 이러한 작품 창작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리좀(rhizome)’으로 대표되는 관계 다발의 미학을 적극적으로 체화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Deleuze)와 가타리(Guattari)에 의해 발표된 철학 개념인 리좀은 이분법적 대립에 의해 발전하는 서열적이고 초월적인 구조와 대비되는, 내재적이면서도 배척적이지 않은 관계의 모델로서 사용되었다. 기 작가는 “물감뿐만 아니라 캔버스와 금속 마스크 등에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을 연결해주는 컴퓨터 부품이나 천연섬유 등 다양한 오브제와 자연적인 식물적 물성과 석유 부산물에서 나온 키보드나 지극히 인위적 인공물인 첨단 전자 부품들을 충돌시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물질 즉 인간과 기계문명과의 조화와 화해를 꾀하고 있다. 극도로 리드미컬한 구성속에서 비대칭적인 기하학적 표현과 상징적인 기호를 통해 끝없이 진화해가고 있는 삶과 예술을 환기시켜 표현하고자 한다.”고 한다. 때문에 물질문명사회의 모든 것들이 그녀의 작품소재가 된다.

기옥란 작가는 “내가 작품소재로 자주 사용하는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 메모리 칩, 키보드, USB , CPU 쿨러, 케이블 등 컴퓨터 부품들은 하나 하나가 그 조형미와 상징성이 뛰어나다. 하드나 USB와 메모리 칩 등의 부품들은 우리들의 생존의 질과 양을 증가시키는 인류의 미래를 여는 동력이고 열쇠이며 손안의 작은 도서관이자 마음의 창과 같다. 그리고 지혜와 지식의 보고이자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우리 사회의 현재, 또 미래 사회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작업을 할 때마다 수많은 영감과 메시지를 전해준다.”고 말한다. “메인보드는 마치 잘 짜여진 미래의 거대한 우주도시 같은 느낌을 주고, 컴퓨터의 열을 식히는 쿨러는 수많은 지식 정보 습득과 일상에 지친 현대인 및 우주인들에게 마치 가을 바람 부는 시원한 휴양림 같은 대나무의 마디 같은 삶의 휴식을 주는 듯하다.”는 기옥란 작가. 기 작가는 언어와 상징과 기호와 정보를 장악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고, 이를 해석하는 자는 느끼고 생각하고 깨닫게 된다고 한다. 때문에 그녀의 작품들은 보이지 않은 수많은 상징과 은유로 가득 차 있으며 특정한 장르나 형식에 자신을 고착시키지 않고 구획되지 않는 경계를 넘어선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기옥란 작가는 문화상품 등과의 다양한 방식의 콜라보를 기획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국내‧외 많은 작가들의 전시에 참여하며 눈여겨 본 좋은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해 세상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미술관 건립을 꿈꾸고 있기도 하다. “더 넓은 세계관을 갖고 틈틈이 후학들을 가르치며 함께 봉사하고 소통하고 예술을 탐구하는 시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좋아하는 첼로 연주와 시 공부를 통해 창의적 영감을 받아 더 좋은 작품들을 하고 싶고, 수많은 초대전과개인전, 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해오며 전시활동을 해왔는데 그 열정을 멈추지 않고 꾸준하게 작업할 계획”이라는 기옥란 작가는 “미국의 휘트니 미술관이나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혹은 유럽이나 남미의 여러 미술관들을 가보면 주제나 표현법이 매우 다양하고 현대적이고 파격적인 작품들이 많다. 우리도 늘 새로운 주제와 기법을 연구하고 고민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작가와 개성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후학들에게도 어떠한 특정한 장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많은 시와 음악을 접하고 여행도 많이 경험하며 상상력과 다양성, 감성을 키울 것을 당부하며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본질적 재산은 ‘좋은 시간’ 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좋은 시간이란 각자가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사는 것’ 이라는 기 작가는 ‘내 삶이 곧 내 메시지다’라는 간디의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기 작가는 “인간은 보이지 않는 새로운 세계로 끝없이 나아가려는 것에 참된 자유와 위대함이 있다. 인간의 삶은 자기를 둘러싼 주변 조건들과 자기 내부의 깊은 곳으로부터 발생하는 근원적인 의문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해답을 추구하는 힘든 과정”이라며 “내게 있어 작품 활동은 자기 내부와의 끊임없는 대화와 자연과의 지속적인 반응과 소통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는 삶의 철학”이라고 말한다. 자유로운 사고 속에 새벽이슬처럼 영롱한 눈망울들과 함께 벼이삭들처럼 자연과 함께할 때와 가볍게 산책할 때, 고요한 새벽시간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때도 그녀의 예술적 감성은 자연스레 녹아든다. 기옥란 작가는 자신의 최근 작품에 대해 “오브제의 다양성과 기하학적 조형성에 의한 내면의 피라미드이며 정형의 이탈이고 환원”이라고 표현했다. 예술은 작가의 내면세계의 표출이며 작가의 정신과 작품은 개인의 환경과 시대정신의 산물”이라며 “앞으로도 유목과 정착이 나은 아름답고 시적인 미래의 새로운 인간인 끝없이 진화하는 트랜스휴먼의 다양한 시각 이미지들을, 그리고 모든 관계, 소통, 교감의 이야기들을 나만의 내면의 동굴로의 새로운 영토 확장과 환원, 이념과 치열한 자기탐구와 도전과 분석을 통해 내 삶의 회화적 변주곡으로 표현해 갈 것이다.”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기옥란 작가는 지난 2월 프랑스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과 반응을 받았던 프랑스 파리 초대전과 앙데팡당(Independant)전과 3월 런던과 벨기에 아트페어, 홍콩 아트페어, 4월 두바이 아트페어에 이어 지난 5월에는 한 달간 광주 보훈갤러리 초대전을 진행, 전시와 함께 오프닝 음악회를 열어 성악가 이승희, 첼리스트 윤소희, 피아니스트 반수진 등의 수준 높은 공연이 이어져 관객들과 행복한 소통과 교감을 했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6월에는 조형아트서울 PLAS 코엑스전시에서 프랑스 파리 세계적 유명작가인 미셀 또방, 아르까드 라뚜르 등과 함께 갤러리오성파리 작가로 참여하여 성공적으로 전시를 마치고 올 9월 싱가포르뱅크아트페어, 광주국제아트페어, 10월 광주 장덕갤러리초대전과 11월 뉴욕초대전, 내년 5월 전남대학교 치과대학 아트스페이스갤러리초대전 등 일정을 앞두고 있다.

머릿속에 담긴 정신적, 감성적인 느낌을 표현하면서 예술을 향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는 기 작가는 “예술이란 작가의 내면적 경험과 각성을 포함한 내면의 심상을 보여주는 형식적 창조이다. 예술가는 날마다 저항해야 하고, 날마다 성찰해야 하며, 날마다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끝없는 실험과 도전정신으로 미래와 변화의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기옥란 작가. 삶의 무게에 짓눌려 힘든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작품으로 웃음과 여유, 휴식과 희망을 잉태할 수 있기를 바라는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남대학교 미술교육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기옥란 작가는 개인전 45회(광주, 서울, 부산, 인천, 대구, 제주, 일본,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뉴욕, 뉴저지, 파리, 베니스 등), 국내외 초대전 및 단체전 300여회, 쾰른국제아트페어(쾰른메세홀) 등 국제아트페어 50여회 참여했다. 제15회 대한민국통일미술대전 대통령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미술세계 대상전 특선, 뉴욕 월드아트페스티발 대상, 월간 아트저널 올해의 미술상, 교육기술부장관상, 코리아 헤럴드 대한민국 미래경영 예술인 부문 대상 및 지식경영 대상, 대한민국 혁신리더상, 대한민국 혁신한국인&파워브랜드 대상, 대한만국 예술인 대상, 여류작가 대상, 창조혁신리더 대상, 글로벌 신한국인 대상, 시사투데이 2019 올해의 신한국인대상, 2019 중앙일보 히트브랜드 예술인 대상, 2019 한국일보 혁신인물 문화예술인 대상, 2019한국언론연합회 대한민국파워리더 서양화 부문 대상, 2019 글로벌최강예술명인 대상, 2019 국제문화예술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현대미술 에뽀끄회, 이형회, 광주전남여성작가회, 한국미협회원이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 호남대학교 강사 등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