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다리미술관 손일광 관장

[한국미디어뉴스통신=김승현 기자] 20세기 초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예술에 대한 인식과 가치를 부정하고 새로운 예술의 개념을 추구하는 예술운동이 일어났고 국내에서도 군사정권시대인 1970년대에 전위예술 한창 이였다.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려는 열망 아래 규합해 삶의 영역인 대중문화에 접근하려 시도한 문화인 집단이자 총체예술 단체인 <제4집단>(The Fourth Group)은 한국 최초로 전위예술과 대중문화 간의 관계를 형성하며 하위문화의 한국적 양상을 창출해 낸 단체다.

손일광 관장
손일광 관장

대표적 예술가로 김구림, 방태수, 정창승, 김부겸, 정강자 등과 함께 초창기 전위예술가로 활동해온 노랑다리미술관 손일광 관장은 전위예술에서부터 순수예술 그리고 설치예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어느덧 내년이면 80세가 되는 예술가이지만 늘 작품을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새로운 표현을 창조해내는 손일광 관장의 예술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예술은 추상적 개념이 아닌 실천이다.”라고 주창하며 평생을 예술가로 살아온 손일광 관장은 많은 스토리와 영감을 다른 이들과 공감하고 후배들에게 베풀기 위해 노랑다리미술관을 열었다. 아직도 20대의 열정과 영혼, 창작의지를 끊임없이 발산하고 있는 손 관장은 지금도 하고 작품을 마음껏 해보지 못했다며 노랑다리박물관을 통해 이 모든 것들을 실천하고 싶다고 한다.

가평에 위치한 노랑다리미술관은 지난 2016년 개관한 곳으로 손일광 관장이 10여년간 세월동안 한땀 한땀 쌓아올린 상상력 넘치는 풍성한 미술관으로 건물자체가 설치미술로서 지어졌으며 내부에 100여점이 넘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아울러 야외 소공원과 카페도 함께 개방하고 있다. 대지 3000평, 건평 150평의 이곳은 탁 트인 자연풍광과 어우러진 운치있고 아늑한 산자락에 위치해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다.

우주계 자체가 자신의 소재이자 예술이라는 손일광 관장은 그중에서도 유독 문화와 문명을 만드는 위대한 과학자들을 위한 작품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원소주기표를 만든 멘델레예프, 행성은 타원형으로 돌고 있다고 처음 이야기를 한 요하네스 케플러 등 세계적인 문명에 이바지한 과학자를 기리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노랑다리미술관의 풍경과 느낌은 여타 미술관과 사뭇 다르다. 고정관념 속에서 일반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틀을 창조하여 이곳만의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 벌레 먹은 파란 사과, 술안주인 노가리를 소재로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 전봇대를 사용한 건물의 기둥과 구리로 된 커튼 등 남이 하지 않은, 할수도 없는 것들이 전시되어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노랑다리미술관의 노랑 색깔을 입힌 다리는 다리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앙글루아 다리>에 착안하였다. 손일광 관장은 “반 고흐의 <앙글루아 다리>는 옐로우 톤과 블루 톤이 있는데 저는 옐로우 톤으로 다리를 재현하려고 만들었습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에도 <앙글루아 다리>의 모작이 있다고 합니다. 즉, 노랑다리미술관의 노랑다리는 세계 3번째 <앙글루아 다리>인 셈이죠.”라고 밝혔다.

‘20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지금껏 잘 만들어온 손일광 관장은 이미 13년이라는 세월을 미술관 개관과 운영을 위해 투자하였으며 앞으로 7년의 기간이 더해져야 비로소 그가 꿈꿔온 진정한 노랑다리미술관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일광 관장은 “앞으로도 일관된 미의 철학에 대한 것을 그냥 지속해서 해 나가는 작업이에요.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 생각하는 대로 진행해 나갈 거예요. 노랑다리미술관은 아직도 그래서 미완성이죠. 제가 날마다 생각하는 건 새로운 작품입니다. 여전히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망이 강합니다. 앞으로 7년을 더 작품 활동에 매진하면 노랑다리미술관이 지금보다 훨씬 풍성한 작품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3천 평에 달하는 노랑다리미술관 대지 전체가 작품으로 변하는 모습을 7년 후에 오시는 분들은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