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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철 박사 칼럼]세상사는 이야기-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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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철 박사 칼럼]세상사는 이야기-28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19.07.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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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의 날을 보내며

엊그제인 6월 28일은 철도의 날이었다.

2017년까지만 해도 철도의 날은 9월 18일이었으나, 2018년부터는 6월 28일을 철도의 날로 기념하게 되었다. 9월 18일은 한국 최초의 철도인 경인철도가 1899년 개통한 날이었지만, 그것을 기념하고자 했던 것은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7년이었다. 원래 기념일의 명칭은 ‘철도국(鐵道局)기념일’로서 철도국 자체의 기념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1964년 11월 ‘철도의 날’로 지정됐고 2017년까지 이어져 왔다.

이러한 기념일에 대하여 행정안전부는 철도의 날을 6월 28일로 변경하면서 "일제잔재 청산과 민족 자주성 회복 차원에서 기념일자를 변경하려는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고, 1894년 6월 28일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국’이 창설된 날짜를 채택하였다.

세계적으로도 철도는 근대 산업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1825년 9월 27일 영국의 스티븐슨이 스톡톤과 달링톤 간 40km 구간을 증기기관차를 이용하여 철도 운행을 시작한 이래 철도망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미국의 서부개척의 피날레도 대륙횡단철도가 장식했으며 철도로 자본은 빠르게 축적되었다. 미국의 대기업은 철도사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세계적인 제조업 부흥기를 이끈 장본인이 바로 철도였다. 철도의 노선이 뻗어져 나가는 것이 바로 발전을 의미했으며 이에 따라 산업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현대사회로 전이하는 기반을 만들어 내었다. 전쟁의 개념도 바뀌게 되어 순식간에 수많은 병력과 물자를 전장에 투입할 수 있게 되었고 철도가 군수산업과 군 작전에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인 것이 됨으로써 철도는 광산과 항구에 못지 않은 핵심적인 인프라가 되었다. 1894년 청일전쟁으로 요동반도를 획득한 일본이 이에 반대하는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 3국의 공동간섭으로 요동을 다시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빠지자 일본은 간도를 포기하는 댓가로 남만주철도 부설권을 가져간 데서 알 수 있듯이 제국에 철도가 가져다주는 이익은 엄청난 것이었다.

일제에 의해 시작된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도 이러한 차원에서 비롯되었다. 대한제국 말기 1896년 2월 아관파천(俄館播遷) 사건 이후, 친러파 내각이 성립되고 러시아가 한국에서 각종 이권을 차지하게 됨에 따라 다른 열강은 한국정부를 상대로 이권쟁탈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 그 결과 1896년 3월 미국인 모스가 경인(京仁)간 철도 부설권을 얻어냈다. 모스는 경인선 철도 건설을 위해 본국에서 자본주를 찾다가 실패하자 1899년 그 권리를 일본에게 팔아넘겼고, 일본은 경인철도주식회사(京仁鐵道株式會社)를 통하여 제물포~노량진 사이 33.2 km 철도를 완성하였고, 그해 9월 18일 역사적인 개통을 하였다. 이것이 한국철도의 시초이다. 그 후 일본은 계속하여 경부선의 부설권도 획득하여 경부철도주식회사를 설립하고 1903년 경인철도주식회사를 흡수하였다.이후 1904년 러 ·일전쟁이 일어나 일본은 군사적 목적으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철도가 필요하였으며, 그로 인해 1905년 경부선을 개통하였다. 이후 경원선을 부설하고 경의선까지 일사천리로 개통함으로써 일제는 조선을 본격적으로 수탈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되짚어 보면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는 일제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노선 설정부터 공사 과정, 이후의 운영까지 한국의 산업과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한반도의 수탈을 위해 계획되고 건설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만주사태, 태평양전쟁을 위한 병력 이동과 군수품 조달, 학병 모집과 물자 징발은 철도를 통해 이루어졌고 한반도의 병참기지화에 가장 중요한 동맥 역할을 해내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 나라의 철도 역사는 6·25 전쟁과 1960~70년대 경제개발 시기를 거치며 증기기관차에서 디젤기관차로, 그리고 전기기관차 시대를 열어가며 발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 지하철의 등장과 고속철도의 도입은 우리나라 철도 역사의 새로운 전기가 되었다. 현재는 2004년 4월 1일 개통한 시속 200km 이상으로 주행하는 고속철도(KTX) 시대에 접어들었다. 최초의 KTX 열차는 프랑스 알스톰사의 테제베(TGV)로부터 시작되었지만, 13호기부터는 국내 제작진이 프랑스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제작하여 운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 남북간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철도가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다. 아마도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서는 비행기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보다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의 여러 도시까지 여행을 간다는 것이 더욱 환상적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하여 6월 28일 철도의 날을 보내면서 기대해 본다.

철도를 이용하여 북한 지역을 경유하여 중국으로, 러시아로, 그리고 유럽으로 나아가게 되는 그날이 6월 28일이기를...

철도의 날을 보내며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철도의 날을 보내며 (출처 :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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