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 작가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오늘날 미술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을 거쳐 다양한 장르와 각양각색의 예술적 개념이 혼재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를 산출하는 것, 현실을 재현ㆍ재생하는 것, 형식을 창조하는 것 등과 같은 나름대로의 정의가 그것이다. 작가 개개인의 정서가 중요시되어 한 가지 형식이나 사조가 주류를 이루던 과거와는 달리 전통회화와 사실주의, 추상주의와 팝아트, 설치와 퍼포먼스 등 형식파괴에 가까운 다양성과 의미 부여가 용인되고 있다.

김경숙 작가
김경숙 작가

‘예술가는 있어도 장인은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국내 미술계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미학세계를 경주하고 있는 작가가 있다. 다변적인 현대 미술계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정립해 가고 있는 김경숙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 국내화단의 역량있는 여류작가로 미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는 김경숙 작가가 예술을 향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꽃이 피었어요
꽃이 피었어요

민화는 우리 민족이 오랜 역사를 살아오는 동안 형성된 미의식과 가식 없는 바람과 생활 속에서 느껴온 미적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미술사뿐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다. 김경숙 작가는 전통민화의 소재인 복주머니, 붉은 모란꽃, 고무신 등을 화려한 오방색과 선으로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한 작품에 많은 원색이 담겨있어 다소 어지러울 수 있지만 완벽한 색의 배합과 배치로 인해 어지럽지 않고 완전한 어우러짐을 느낄 수 있다. 김경숙 작가는 “우리나라의 오방색은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색과는 다소 다르다. 일본의 색감은 호분이 들어가 약간 탁해 파스텔톤의 느낌이 강하고 중국의 색은 약간 어두운 느낌이 묻어나 웅장함이 느껴지지만 우리나라의 색은 굉장히 맑은 느낌을 준다.”며 “우리 민족의 민화는 세계 그 어느 나라의 민화보다 그 양식이나 전개방법 등에서 우수하며 그 가치는 외국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의 어머니
나의 어머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습관처럼 ‘그리기’에 몰두하는 김경숙 작가에게 작업은 삶 일부가 아닌 버릇이자 일상이며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매개다. 또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한 영감이기도 하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징을 탁월한 묘사력으로 화폭에 담아내는 그의 예술적 감성과 표현방법론상의 예리한 직관력은 다른 화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또한 우아하면서도 화려함을 드러내며, 온화한 붓 터치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 작가의 작품을 보면 은은하고 다채로운 색감 속에서도 명암의 대비가 교묘히 교직되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감각적인 붓터치와 색의 조화가 적당히 병치를 이루어 질감과 입체적인 효과를 살리고 있으며 이러한 색채대비의 시각적 표현을 통해 김 작가는 본인의 화도를 구축해 가고 있다.

봉식이의 꽃자리
봉식이의 꽃자리

정년퇴직을 수년 앞두고 있는 김경숙 작가는 자연을 벗 삼아 그림을 그리며 살 수 있는 장소를 찾다가 자연이 있는 그대로 유지되고 자연과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전북 무주에서 둥지를 틀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현재 무주는 미술관이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예술인프라가 부족한 곳으로 김 작가는 이곳에 터를 잡고 많은 이들이 예술을 공유할 수 있는 미술관을 건립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미술관은 해마다 숫자적으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전시를 볼 수 있는 기회도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소도시는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장소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김경숙 작가는 “미술관 관람은 멀리 떠나지 않고도 다채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색다른 경험의 장이 될수 있으며 창의력을 요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매우 유용하다.”며 “무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쉬었다 갈 수 있는 복합미술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이들이 활력을 얻고 행복해지기를 소망한다는 김 작가는 아울러 “예술인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정착되어 작가들이 재정적 어려움 없이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의 지원과 노력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숙 작가는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해 현재 경북기계공고 미술 교사로 재직 중이며, 여류100호회 회장, 대구중등미협회장을 역임했고 한국미술협회 민화1분과 이사, 대구미협, 대구시전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와 울산을 중심으로 일본, 러시아에도 진출하는 등 19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던 김 작가는 오는 6월 22일부터 30일까지 무주 최북미술관에서 ‘신의 선물 그 첫 번째 이야기 전’이라는 통산 20번 째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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