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창작의 미로에서 늘 새로움을 추구하며 독자적 조형관을 정립해가다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오늘날 미술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을 거쳐 다양한 장르와 각양각색의 예술적 개념이 혼재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를 산출하는 것, 현실을 재현ㆍ재생하는 것, 형식을 창조하는 것 등과 같은 나름대로의 정의가 그것이다. 작가 개개인의 정서가 중요시되어 한 가지 형식이나 사조가 주류를 이루던 과거와는 달리 전통회화와 사실주의, 추상주의와 팝아트, 설치와 퍼포먼스 등 형식파괴에 가까운 다양성과 의미 부여가 용인되고 있다.

‘예술가는 있어도 장인은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국내 미술계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미학세계를 경주하고 있는 작가가 있다. 다변적인 현대 미술계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정립해 가고 있는 김대성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 국내 조각계의 역량있는 작가로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는 김대성 작가가 예술을 향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해 가며 현대조각의 한 획을 긋고 있다.

2017 아산탕정 호반건설 조형물
2017 아산탕정 호반건설 조형물

조각이란 삼차원의 공간 속에 구체적인 물질로 만든 입체예술이다. 회화가 평면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인 것과 비교해 조각은 구체적인 물질을 다루는 까닭에 자연에서 발견되는 형태나 공간을 재현하는 데 훨씬 더 역동성이 있다. 흔히 미술관하면 건물의 실내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고대 그리스 신전에 봉안되었던 여러 조각물과 유럽의 화려하고 웅장한 여러 건축 양식의 성당과 건물 등의 역사적 조형물은 시대를 상징하며 그 자체로서 미술관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되거나 전시되는 모뉴먼트, 즉 공공미술은 훗날 사람들에게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기념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14 합정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2014 합정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와 성신여대 조형대학원을 졸업한 조형물 작가이자 설치미술작가인 김대성 작가의 작품들은 도심 곳곳에서 대중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대형아파트와 빌딩 등 앞의 무겁고 어두운 조형물과는 달리 설치된 김대성 작가의 조형물은 밝고 환한 색감으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본갤러리의 이승훈 대표는 “김대성의 작품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보는 이에게 친근감과 편안함을 주며 아름답고 세련된 색채감으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더불어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우리생활 속 한 부분 같운 독창적인 작품게계를 통해 모든 이와 마음으로 소통하며 유쾌하고 기분 좋은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8 김포 라비드퐁네프
2018 김포 라비드퐁네프

1990년대 사후세계에 대한 탐구와 자연, 인간의 어두운 면을 무채색으로 표현해 왔던 김대성 작가의 초기 작품들은 순수함의 상징인 흰색을 바탕으로 인간이 피해갈 수 없는 죽음과 공간이라는 주제를 던지며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궁금증을 표현했다. 대표적인 소재였던 여인을 비롯한 조각소재들 역시 작품 속에서 도식적인 상태로 표현되거나 하나의 오브제로서 자리잡고 있으며 인간과 사회의 불안함고 불완전함을 내포하고 있었다.

2019 5월의 향기
2019 5월의 향기
2019 모자장수
2019 모자장수

이후 어둡고 우울한 작품에서 탈피하고자 작품에 색을 입히기 시작한 그는 ‘정물’이라는 작품을 통해 화려한 오방색을 입힌 조형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려한 색채에만 눈길이 가는 탓에 정작 작품은 보이기 힘들었고 이에 김 작가는 작품에 색을 입히고 스크래치를 통해 본래의 색이 나오도록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조형성과 회화적 색채를 두루 갖춘 만족스러운 결과가 도출됐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실험이었으며 국내 조각계에서 김대성 작가는 인정받지 못하고 이단아 취급을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김대성 작가는 밝고 강렬한 원색 패턴의 채색기법을 기조로 한 조형물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조각의 특징인 양감과 회화적 특징인 색채가 혼합된 그의 작품은 바로 ‘회화조각’으로 압축된다. 자유로운 사고를 기반으로 재미있는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김 작가는 한정된 주제로 작품의 모티브를 제약하기보다는 일상의 다양한 테마들을 그만의 메타포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토끼’는 그에게 각별한 미적 영감을 주는 페르소나로 원색적인 색채로 각인되어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금새 김대성 작가의 작품임을 가려낼 수 있을 만큼 개성이 뚜렷하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등장하는 토끼에서 모티브를 얻은 김 작가의 작품들은 어린이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새로운 세상, 어린시절의 추억으로 소환하며 각박한 현실에 쫓기는 현대인들의 동심을 자극한다.

미술관은 해마다 숫자적으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전시를 볼 수 있는 기회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때문에 미술관 관람은 멀리 떠나지 않고도 다채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색다른 경험의 장이 될수 있으며 창의력을 요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끝없는 창작의 미로에서 늘 새로움을 추구하며, 독자적인 조형관을 고집하고 있는 김대성 작가. 김대성 작가는 “미술관 문턱은 높은 것이 아니다. 편하게 작품을 감상하고 가면 되는데 그것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중과 작가의 다른 해석은 작가 본인에게도 큰 자산으로 남는다. 내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이들이 활력을 얻고 행복해지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예술인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정착되어 작가들이 재정적 어려움 없이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의 지원과 노력이 이루어 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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